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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인터뷰

세계 무대를 누비고 다니는 남미의 장보고 - 오버시즈 코리아 정효찬 CEO

글로벌 경영을 주도했던 김우중 전 회장은 그의 저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에서 ‘장기적이고 넓은 안목과 시야를 갖고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라’고 말했습니다. 즉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아무도 아직은 해내지 못한 일을 추구하면서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개척자에만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 시리즈 3탄으로 대학교 4학년 때부터 무역의 세계로 뛰어든 오버시즈 코리아 대표이사 정효찬씨를 만나봤습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된 아르헨티나. 그곳에 매력에 빠져 지금은 남미를 오가면서 세계적인 기업가의 꿈을 키우고 있는 그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키워드 1 - 인생의 터닝포인트]

1.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아침마다 원대한 꿈을 꾸고 밤에는 이룬 꿈에 대해 노래하는 Globalist입니다. 현재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오버시즈 코리아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2.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던 시기가 있었나요?

꿈과 열정으로 가득했던 20대에 3번의 터닝포인트가 있었습니다. 20살에 공군에 입대하여 인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시켜 주었던 M&B와의 만남, 24살 때 처음으로 외국에 나가게 되었던 아르헨티나에서의 교환학생, 26살 때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었던 LG Global Challenger 까지. 모두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저에게 터닝포인트가 되었습니다.



3. 그 중 한 곳인 MNB 활동을 꼽으셨는데, 어떤 활동을 하셨고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20살 신입생 때 음주가무에 빠져 점점 제가 원하던 삶의 방향과 다른 곳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한 허무함과 작별을 하고자 1학기 마치고 바로 공군에 지원 입대 하였습니다. 얼마 뒤 군대 인트라넷에서 처음 접한 M&B에는 꿈과 열정이 가득한 20대 초반의 친구들이, 군 생활을 ‘잃어버린 청춘의 시기’가 아닌 ‘꿈을 준비하고 시기’로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M&B는 ‘전진하는 자의 벗, 세계 속의 지식인 공동체’를 모토로 하는 Management & Business 관련 동아리로 자율적인 참여와 토론을 바탕으로 꿈과 열정을 공유하는 열린 공간이었습니다. 현재 저는 5대 회장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일과 중에는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고 일과 후에는 존경받는 창업가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4. 군 제대 후 수능을 다시 보셨는데 그 계기가 있나요?

정확히는 군 제대 후가 아니라, 군 복무 중에 수능을 다시 보았습니다. M&B 활동을 하며 ‘세계를 누비는 사업가’의 꿈과 이에 필요한 열정을 다시 지필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 다니던 학교 역시 무난하게 살기 위해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제가 원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시기가 왔음을 깨달았습니다.

‘사업가’, ‘세계일주’, ‘중남미’, ‘스페인’이라는 저의 관심분야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새롭게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전역을 몇 개월 앞두고 당시 저희 부대에는 일과 후에 사용할 수 있는 독서실에서 과목별로 기본서 한권씩만 사서 몇 번씩 보면서 수능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휴가를 사용하여 수능을 볼 수 있었고 다행히 기대 이상의 성적을 받고 경희대학교 스페인어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키워드 2 - 중남미에 미치다]

5. 스페인어과를 택한 이유가 있나요?

중학교 때 저의 첫 펜팔 친구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었습니다. 마침 TV에서 아름다운 바르셀로나 해변의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부호들의 별장 및 요트, 그리고 여유로운 분위기 등을 보는 순간 ‘바로 저곳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스페인이라는 나라와 문화에 대한 환상과 긍정적인 이미지를 그려나갔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제2외국어가 독일어였음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스페인어 책을 사다가 공부했었고, 이전에 다니던 대학에서도 스페인어과 청강을 했을 정도로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체 게바라’를 알게 된 이후에 저에게 있어 ‘라틴’이라는 곳은 하나의 신앙처럼 다가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업가로서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경영학과, 경제학과, 무역학과 등을 많이 택하였지만, 저는 중남미와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언어 등에 대한 이해를 원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최고의 국제관계, 특히 중남미 전문가이신 곽재성 국제대학원 교수님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중남미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6. 그때부터 중남미와 사랑을 하셨군요. 이때부터 중남미와 다양한 프로젝트를 비롯해 활동 등을 하셨군요.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입학 후 스페인어 보다는 중남미와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이해에 집중하였습니다. 경희대학교 도서관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그 규모도 엄청난데 덕분에 다양한 중남미 관련 서적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중남미 관련 서적들은 거의 다 탐독했고 중남미 관련 강의도 모두 마스터 했습니다. 어느 날 선배가 “그렇게 중남미 관심이 많으면 4학년 수업들도 청강 해 보는 게 어때? 마침 대학원 교수님이 가르치는 강의 하나 있는데?”라고 추천을 해주었고, 청강생임에도 불구하고 예습, 복습, 질문 등을 가장 열심히 하였습니다.

얼마 뒤 교수님께서 대학원와서 수업을 들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영어 원어 강의에다가 대학원생들과 수업을 함께 듣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더욱 깊이 있는 다양한 모습의 중남미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강렬하여 1학년 1학기 때부터 학부와 대학원 생활을 병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교수님 조교로서 UN, 정부, 기관, 협회, 기업들의 중남미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였고, 한국라틴아메리카협회 편집 간사로 활동하였습니다.

여러 프로젝트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UN 중남미 경제 위원회와 함께 준비했던 ‘한국의 대 중남미 해외직접투자’였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해외투자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었을 뿐 만 아니라, 외교통상부 대회의실에서 가진 발표회를 통해 앞으로 저의 개인적인 목표를 기업, 국가, 세계에 공헌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Kirchner과 함께>

7. 대학교 2학년때 아르헨티나 교환 학생으로 비즈니스 스쿨을 다니게 된 것이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라고 하셨는데 거기에서 무엇을 배웠나요?

제가 다녔던 UADE(Universidad Argentina de la Empresa)에는 다양한 국적을 가진 90여명의 교환학생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EBS(European Business School)의 독일 친구들과 특히 친하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마티아스(Mathias)라는 친구를 통해 제가 그동안 좁은 세상에 갇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BS는 2년은 독일에서, 1년은 유럽에서, 마지막 1년은 전 세계에서 교환학생으로 수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마티아스의 경우, 2년 독일, 1년 프랑스 교환학생, 반년 뉴욕 크라이슬러 인턴, 한 학기 아르헨티나 교환학생으로 있다가 마지막 학기를 저와 함께 한국에 와서 연세대에서 교환학생을 하게 되었습니다. 독일어와 영어는 기본에 프랑스어, 스페인어도 자유롭게 구사하고 방학 때마다 전 세계로 인턴십이나 여행을 다니면서 높아진 국제적인 교양이나 안목의 수준이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마티아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교환학생 친구들 역시 공부와 여행을 늘 병행하면서 사고의 폭과 운신의 폭을 계속 넓혀왔었습니다. 이러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여행도 다니며 파티를 즐기면서 저 역시 ‘Globalist'의 꿈을 실현시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앞으로 나의 경쟁상대는 한국에 있는 다른 선후배 혹은 동기들 뿐 만 아니라, 바로 이러한 글로벌 인재들과 협력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의 교환학생을 시작으로 저는 방학 때만 되면 해외로 다니면서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또 다른 인생의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8. 칠레, 멕시코, 우루과이,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등을 여행 또는 탐방을 하셨는데 중남미만의 매력과 여행하면서 특별한 경험에 대해 말해주세요.

흔히 우리는 멕시코에서부터 Tierra del Fuego(미주 대륙 최남단)까지를 중남미라고 합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역사경험과 언어적인 유사성으로 인해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시아의 각 국이 다양한 문화적인 차이를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남미 역시 역사와 지형에 따라 각국의 독특한 문화와 관광자원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멕시코의 고대 피라미드와 환상적인 카리브 해변, 세계 7대 불가사의이자 여행자들의 로망인 페루의 마추피추, 칠레의 이스터섬과 끝없는 와이너리, 아르헨티나의 탱고와 빙하, 브라질의 이과수 폭포에 삼바 열정까지 가는 나라마다 새롭고 방문하는 도시마다 독특한 매력을 지닌 곳입니다. 거기에다 아리따운 미녀와 꽃미남들은 모두의 마음을 설레게 하게 만들고요.

저는 혼자서 여행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다가 사람들 만나는 것이 큰 기쁨이기 때문에 중남미에서의 매번 특별하고 즐거운 경험을 기념품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9. 인터뷰를 하면서 참으로 열정이 가득차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네요. 정효찬씨에게 있어 열정은 무엇인가요?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신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신념이 확고하다면 누가 쉽게 자신에 대해 얘기한다 할지라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의 일을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끝내 해결방안을 찾아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키워드 3 -남미의 장보고 정효찬]

10.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대학교 4학년 때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남다른 계기라도 있었나요?

경희대학교 스페인어과에 새롭게 입학했던 이유는 취업을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아르헨티나 교환학생을 다녀온 이후에는 교내외 프로젝트를 통하여 생활비를 벌었기 때문에 재정적으로는 예전부터 독립한 상태였습니다. 다만 학부에 이어 대학원 석사까지 마치고 본격적으로 중남미와의 무역에 뛰어들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3학년 때 LG Global Challenger에 선발되어 ‘칠레 농업의 경쟁력과 수출마케팅’에 대해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되었고 아르헨티나 비즈니스 스쿨의 칠레 동기들이 이미 사업을 시작한 상태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프로젝트를 통해서 만난 분들 역시 "Chan, 그렇게 중남미와의 무역에 관심이 많다면 왜 지금 시작하지 않는 거지? 먼저 시작할수록 더 유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잖아?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저를 응원해 주셨고 중남미 각국에 있던 동기들과의 네트워크를 새롭게 구축하면서 평생의 꿈이었던 세계적인 사업가가 되기 위해 첫발을 내딛게 된 것입니다.

11. 무역이라고 하면 막연한 감이 있습니다. 오버시즈 코리아에서 주로 하는 일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오버시즈 코리아는 중남미와 미국을 중심으로 원자재 수입 중계 및 판촉물 & 기념품 수출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에도 새로운 사업 아이템 발굴 및 신 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2. 지금 28살인 젊은 나이 때문에 고생한 적이 없나요. 사업을 하는데 있어 가장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사업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3가지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자본, 아이템, 사람입니다. 하지만 26살에 사업을 시작할 당시 제가 가진 것이라고는 약간의 현금, 스페인어, 비즈니스 스쿨 동기를 포함한 몇 몇의 지인들이었습니다.

초기에 수익이 나지 않아 시작한 지 얼마 뒤 재정적으로 너무나 힘든 시절을 보냈고, 어려움이 있을 때 누구에게 어떤 조언을 구해야 할지 몰라 답답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고생과 어려움은 지금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며 앞으로 내 인생에 있어서 더 이상 이렇게 고생할 일은 없다.’ 라고 맘을 먹고 나니 내면적으로 훨씬 성숙해지고 강해졌으며 이후 각종 난관과 마주할 때마다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해결책을 모색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13.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많은 책들을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로 어떤 책을 읽으시고, 추천해 줄만한 책이 있나요?

각자의 관심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추천하기 보다는, 제 나름의 독서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요즘 다들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고, 더욱이 두꺼운 책을 읽기는 불가능 하다’라고 하는데, 그럴수록 더욱 ‘고전’을 통해 역사와 문화, 사상의 엑기스를 섭취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집어든 책을 모두 다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면 독서에 대한 압박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것입니다. 도서관에서 빌게이츠처럼 한 분야에 대한 책을 쌓아놓고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서 보는 것도 시간 대비 효율적으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14. 2008년도에 한국무역협회(KITA) '수출유망육성기업' 선정된 것과 최근에 삼성동에 무역센터에 입주된 것 축하드립니다. 앞으로의 포부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끊임없는 호기심의 충족을 위해 세계를 넘어 우주에까지 진출하고자 합니다. 기업가로서는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고 회사의 구성원과 비즈니스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회사로 성장시킬 것이며, 사회적으로는 늘 새로운 도전과 혁신의 모범으로서 자신감과 낙관적인 미래의 영감을 불어 넣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우리의 매력적인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한편 지한파를 육성하여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일조할 것입니다.

15. 세계를 누비고 싶어하는 대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이제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자 세계시민입니다. 세계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일 열린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영어는 세계인들과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세계 곳곳을 방문할 수 있게끔 하는 여권과도 같습니다.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를 목적으로 하지 말고 도구로 생각하고 자신 있게 활용하셨으면 합니다.

또한 요즘 정부, 기관, 협회, 기업, 대학 등에서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관련 정보를 늘 모니터링 하면서 준비를 한다면 분명 자신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신입생 때 교수님께서 ‘젊었을 때는 빚을 져서라도 해외에 나가야 한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학창 시절에 아끼고 모아서 다녀온 해외경험이 훗날 몇 배 이상의 값어치를 할 것임을 자신있게 말씀드립니다. 세계는 넓고 할 일도 많고 즐길 것도 무궁무진 합니다.

16. 마지막으로 자신의 꿈과 더불어 못 다한 말 있으시면 해주세요.

저는 불가능한 꿈이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곧 이룰 수 있는 꿈이냐, 아니면 훗날 이룰 수 있는 꿈이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한계는 남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 정하는 것이며, 그것은 바로 상상력의 한계와 동일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꿈에 관한한 누구와도 타협하지 마시고 절대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 유니멘토 인터뷰팀 2009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