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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인터뷰

언제나 베타버전 이균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영국의 정치가 아서 제임스 밸푸어는 "열정은 세상을 움직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바로 열정없이 이루어진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고 봅니다.

씨앗 인터뷰는 바로 이러한 열정적으로 값진 땀을 흘리는 대학생을 찾아가서 그들의 생각을 엿보고 여러분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번 두번째 씨앗 인터뷰는 끊임없이 발전하고자 노력하는 이균재씨(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를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Perpetual Beta’ 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다소 생소한 말이라 못 들어보신 분들도 많을겁니다. 영원한 베타버전이라는 말입니다.

보통 베타버전하면 ‘불완전’ 하거나 아직 완성이 안된 어설픈 느낌을 떠올리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 거꾸로 생각해 보면 ‘언제나 개발 중’ 또는 ‘끝을 알 수 없는 미완성’ 이 됩니다. 즉, 끝을 정해 두지 않고 영원히 발전해 나아가겠다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저 이균재는 Perpetual Beta를 지향하는 사람입니다.
“좋은 것도 더 좋아질 수 있다” 는 생각 아래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려 합니다.

'Perpetual Beta' 정말 멋진 말이네요.
지금 독서리뷰를 전문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블로그를 운영한 계기가 있나요?

인간은 본디 자신의 자아를 타인에게 투영하고 싶어하는 존재라고 합니다. 저도 제 존재를 드러내며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제 생각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008년 신년계획을 세울 때 정한 목표가 ‘블로그를 만들자’ 였습니다.

워낙 글쓰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굳이 블로그를 선택한 이유로는 Web 2.0을 실제로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습니다. 실제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웹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습니다.

제 블로그는 ‘책’ 을 테마로 만들어졌습니다. 초기에 블로그를 개설했을 때는 ‘경영서적’ 을 읽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카이스트 MBA 필독서 목록’ 에 있는 책들을 올해 안에 모두 읽겠다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외의 책들을 읽지 않을 수 없어 현재는 다양한 책들을 리뷰하고 있습니다.

좋은 책 추천해주세요.

최근에 읽은 좋은 책을 추천하라면 ‘상상하여 창조하라’ 가 있습니다. 라따뚜이에서 말하는 핵심 내용이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 는 ‘Anybody can cook’ 이라면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핵심 내용은 ‘Anybody can create’ 입니다.

누구나 상상을 통해서 창조를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발한 상상력과 창조는 특별한 사람들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는 그런 고정관념에 일침을 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가장 소중한 책이라면 초등학교 때 아버지께서 손에 쥐어주신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학문의 즐거움’ 입니다.


군대를 카투사 운전병 나오셨네요. 거기에서 무언가 특별한 경험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제가 일했던 곳은 미8군 의전실이었습니다. 미국에서 들어오는 장군이나 국방부 관련 사람들을 인천공항에서 Pick up해서 일정대로 수행한 뒤에 다시 공항에서 작별인사를 하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그 덕에 수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들로부터 ‘태도’ 에 대한 소중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지위가 높을수록 더욱 성실하고 모범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 예로 주한미군총주임원사를 대구에서 1주일 간 모신적이 있었는데, 나이도 많이 드신 분이 어쩌면 그리도 부지런한지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그의 그런 태도가 그 자리에 오르도록 만들었겠죠?

예술에 관심많은 정치외교학과 학생. 어떻게 예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제가 관심이 있는 예술은 주로 미술/미술사입니다. 미술은 제 삶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가족의 영향이 큽니다. 도예가이신 아버지와, 미술을 전공해서 결국 디자인계에 몸담고 있는 누나, 그리고 수많은 미술관련 서적으로 탄탄한 지적 기반을 제공해주신 어머니까지 모두 지금의 저를 만든 바탕입니다.

특히 군 복무시절 남아도는 주말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기 위해 “미술관련 책장에 있는 책 다 읽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미술사에서 개별작가로, 또 다른 장르로 넘나들며 관심사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제대 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6개월간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작품과 함께 할 수 있는 순간들은 참 행복했답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책인 ‘딜리셔스 샌드위치’ 는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사례에 비추어 본다면 저는 부모님으로부터 자연스레 문화적 소양을 얻을 수 있었으므로 가장 모범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관심과 열정은 자라나면 결국 애정이 된다고 합니다.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예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제가 자라나면서 결국 애정이 되었습니다.


대학생 지식포럼 준비한다고 하셨네요. 좀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대학생세계지식포럼(World Knowledge Forum of Students, WKFS)는 매일경제 주최의 세계지식포럼(World Knowledge Forum)에 대학생 대표로 참가하는 YKL(Young Knowledge Leader) 들에 의해서 개최되는 포럼입니다.

진입장벽이 높은 다보스포럼이나 세계지식포럼에 아쉬워하던 대학생들에게 이런 ‘대학생세계지식포럼’ 은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저는 대학생세계지식포럼 기획단에서 Promotion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YKL 2기가 되어 ‘이왕 할거면 제대로 하자’ 라고 맘 먹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WKFS에 참석하시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올해 계획이 외부활동을 많이 하는 것이었는데 바라던대로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지고 있어 몸은 힘들어도 행복합니다.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가치는?

제 방 한켠에는 화이트보드가 있습니다. 그 보드 가장자리에 크게 적어놓은 말이 바로 ‘Integrity’ 입니다. 여러가지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 말을 저는 ‘정직’ 또는 ‘성실’ 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정직함과 성실함은 제 삶을 관통하는 가치입니다.

암 투병을 하는 중에도 강연을 지속해오다 최근 끝내 세상을 떠난 미국의 랜디 포시 교수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세 단어가 있는데 그건 `to be honest(정직하라)' 이다. 거기에다 세 단어를 추가한다면 `all the time(언제나)’ 이다.”

성공한 삶과 가치있는 삶은 동일한 말이 아닙니다. 성실함은 성공으로 저를 인도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성공하면서 가치있는 삶을 살고 싶다면 ‘정직’ 을 빼놓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성장시키는데 큰 도움을 준 멘토가 있다면?

제 주위에 계시는 모든 분들이 저의 멘토입니다. 항상 누군가에게서든 배우려고 노력합니다. 딱히 한 사람을 꼽으라면 아버지를 꼽고 싶습니다. 아버지께서는 20여년간 서점을 운영하시다가 다시 대학에 입학하셔서 ‘도예’ 를 전공하시고 지금은 현업 작가로 일하고 계십니다

그러한 결정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 이 쉽지는 않은 것일텐데 실제로 그렇게 하셨습니다.

그런 모습이 제게 많은 영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야말로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한다고 하셨는데, 왜 무모한 도전을 하려고 하는 건가요?

저는 무모한 도전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육체적 한계와 정신적 한계는 서로 맞닿아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제 한계를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또한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을, 운동을 하면서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운동해서 꼭 도전하고, 성공하겠습니다.


자신의 꿈과 목표에 대해 말해주세요.

단기적으로는 경영컨설턴트가 되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타인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능력은 있으나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재단을 설립하고 싶습니다.

참 열심히 살아야겠죠?
저를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아야할테고요.


비전에 대해 고민이 많은 수많은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뚜렷한 비전이 없이 힘겹게 하루를 사는 대학생도 많습니다. 비전이 없는 사람은 마치 망망대해에서 돛이 없이 부유하는 조각배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이라는 힘겨운(그러나 즐거운) 항해에서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고 있어야 하겠죠.

그래서 언제나 고민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과 대화하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것을 발견한 뒤에 비전을 세우고 목표를 정하는 과정은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덧붙여 제가 자주 가는 카페에 있던 짧은 문구를 옮겨봅니다.

"무엇인가를 이루려면 10년은 걸린다. 몇 밤이고 진지하게 10년 후의 청사진을 그려 보라. 인생은 집을 짓는 것과 같아서 청사진이 나와야 주춧돌을 놓을 수 있다."

"Whatever you aim to achieve, it will take at least a decade. Spend a few restless nights and seriously draw up a blueprint looking 10 years ahead. Life is like building a home. The blueprint must come out before the corners can be put in place."

당신은 당신 삶의 청사진을 갖고 계십니까?
10년 뒤의 당신의 모습이 어떠할지 그려 보셨습니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생각해 보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는 스스로에게 던져보았습니다. 분명,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것은 두렵고도 차가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더 늦기전에 꼭 해야 할 일입니다. 어서 주춧돌을 놓아야지 않겠습니까.

※ 씨앗 프로필
이름 : 이균재
소속 :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블로그 http://kyoonjae.tistory.com/
연락처 : 010-5130-9224
이메일 : leekyoonaje@gmail.com


유니멘토 인터뷰팀 2008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