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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인터뷰

천개의 눈을 가진 사람 유정환(고려대 심리학과)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자기소개를 해 보내요.

저는 전역한지 얼마 되지 않은 민간인으로의 적응 중인 유정환입니다. 고려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제1전공으로 하고 있으며, 경영학에도 관심이 있어 제 2전공으로 선택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딱딱하죠? 하지만 인간 유정환은 그리 심심한 사람은 아니랍니다. : )

여행을 굉장히 많이 다니셨다고 해요. 어디를 가보셨나요? 그 중 인상깊었던 여행지와 그 이유는?


여행은 사실 그렇게 많이 다는 것은 아니에요. 중고등학교 시절 동네 친구들 사이에서는 많이 다는 것이긴 하겠지만 더 넓은 세상에 와 있는 지금으로 봐서는 아마도 많이 다닌 것은 아닐 거예요. 하하.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과 중국, 홍콩,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많은 나라들, 특히나 싱가폴은 꼭 이름을 이야기하고 싶네요. 그리고 아주 충격적인 경험을 했던 대만과 대학생의 눈으로 볼 수 있었던 유럽의 5개국(영국, 프랑스, 스위스, 독일, 이탈리아) 마지막으로 미국을 갔었네요. 약 13~14개국이 정도 되는 것 같네요.

 

이렇게 많은 나라들 중에서도 프랑스가 기억에 많이 남네요. 프랑스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세요? 와인? 에펠탑? 저는 프랑스라고 하면 가장 먼저 ‘사람’이 떠올라요. 이런 이미지가 형성되기까지는 저 나름의 다양한 경험들이 있었을 테지만, 무엇보다도 프랑스에서는 많은 철학자들이 나왔고 예술이 발달했잖아요. 저는 그런 것들은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나올 수 없는 것들이라고 생각해요.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사람들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들과 생각들을 그걸 표현하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는 나라죠. 저는 이렇게 사람에 많은 초점을 맞추며 살아가고 있는 프랑스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입니다. 이런 모습이 저를 매료시키는 프랑스의 모습이구요.


정말 여행을 많이 하셨네요.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는 대만과 유정환씨를 매료시킨 프랑스에 대해 좀더 자세히 이야기해 주세요.

 

대만 여행을 갔을 때는 가족이 모두 갔었어요. 홍콩에서 대만으로 넘어가는 경로였는데 그만 아버지의 실수로 비자를 발급받지 않은 상태에서 대만 입국장에 들어선 것이죠. 그곳에서 대만 경찰에게 인솔되어 몇 시간을 기다리고 조사를 받고 다시 홍콩으로 되돌아 갔었죠. 정말 그 때는 무슨 일이 생기는 줄 알았어요. 어린 나이였기에 더 그랬겠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재미있는 기억이네요. 누가 또 그런 경험을 해 보았을까요! 하하. 또 대만에서는 아버지가 택시 기사와 싸우다가 큰 일을 당하실 뻔도 했죠. 휴- 지금 생각해도 그 일은 정말 아찔했네요.
 

프랑스라. 프랑스라는 이름만으로도 뭔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어요. 문학을 사랑하고 다양한 표현방법들이 자유롭게 이뤄지는 멋진 곳이죠. 아마도 프랑스는 오래 전부터 사람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문화를 아낄 줄 아는 사람들이라는 것은 곧 사람을 아낄 줄 아는 사람들이라는 말과 같다고 생각해요. 문화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고 어쩌면 그 사람들 자체이기도 하니까요. 이런 생각이 프랑스에는 저 깊은 곳에 녹아 있는 것 같아요.


전공이 심리학을 하고 계시네요.
제가 알기론 인류학에 관심많다고 듣었는데 어떤 계기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심리학의 중심은 뭘까요? 심리학은 오직 사람에게 그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그것도 외적으로 들어나는 모습들 보다 그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말이죠. 결국은 잘 보이지는 않지만 진짜 ‘나’를 만날 수 있는 학문이기 때문에 저는 심리학이 좋아요. 비슷한 이유에서 저는 인류학에도 관심이 많아요. 아마도 심리학과는 조금 다르게 인류학은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그 이외의 소산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거에요.(초점이 약간은 외부라고 할까요?)

 

인류학이라는 학문을 알기에 사실 고등학교 1학년은 조금 어렸다고 생각해요. 루스 베네딕스의 ‘국화와 칼’이라는 책을 접하게 된 것이 그 때였는데요, 이를 계기로 인류학이라는 학문의 매력에 빠지게 됐지요. 인류학이라는 학문은 참으로 신기해요. 마치 미러볼과 같다고 할까요?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수많은 모습들을 비춰내고 있거든요

 

인류학의 중심에는 다른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있어요.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다양하게 시각에서 볼 수 있게 우리에게 새로운 창을 열어주는 학문이라고 할까요? 그들은 왜 그런 모습으로 살았을까? 이런 문화는 어떻게 생겼을까? 그들은 어떤 생각으로 이런 행동들을 하는 것일까? 사람과 엮여 있는 다양한 궁금증에 길을 보여줄 수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했기에 인류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인류학뿐만 아니라 IT 분야에서 일가견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Microsoft student partners 활동도 하고 계시구요. 컴퓨터를 잘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컴퓨터를 잘 한다는 이상한 소문은 어디서 들으셨어요? 하! 하! 사실 컴퓨터를 잘하기 보다는 즐긴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옳은 표현 같아요. 사실 듣는 저로써도 부담이 덜하네요. 네. MS에서 운영하고 있는 student partners로 일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컴퓨터를 잘해서 같이 하게 된 것은 아니고요, 마케팅과 같은 일을 경험해 보고자 일을 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컴퓨터를 즐기는 것은 사실이에요.

 

컴퓨터라는 녀석과 친해지게 된 것은 아-주 오랜 이야기인데요, 초등학교 시절 그 비쌌던 486DX를 너-무 신기하고 궁금해서 하나하나 나사를 돌려 분해한 경험이 있었어요. 나름 다시 조립하겠다고 순서대로 진열을 해 놓기는 했지만, 결국 A/S를 보내고 말았죠. 아마도 이때를 계기로 컴퓨터와 친해지게 된 것 같아요. 허물이 없어졌다고나 할까요? 컴퓨터를 조작하는데 있어서 두려움이 없어졌던 것이 가장 큰 도움을 주었네요 제게. (비록 부모님께 많이 혼나기는 했지만-)

 

컴퓨터를 즐긴다는 것은 요즘 같은 때는 참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다들 컴퓨터를 다룰 줄은 알지만 약간 ‘도구’적인 수준이랄까요? 그렇다면 저는 어떠냐구요? ‘친구’ 정도의 수준이랄까요? 하하. 이런 저의 친구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계속해서 하고 싶어요. 그런 이유에서 지금 블로깅을 하고 있는데요, 뭐 블로깅이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실지 모르겠지만 블로그를 계획하고(디자인하고) 실제로 꾸미는 데는 생각해야 할 것이 많아요. 이런 작업을 저는 컴퓨터와 함께하고 있고요.



역시 좋아하는 것을 이기는 것은 없다고 생각되네요.
주위 친구들보다 빠르게 최신 기기에 접한다고 생각드는데요. 얼리어답터의 매력에 대해 말해주시고, 남들보다 한발 먼저 트렌드를 포착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해주세요.

 

제가 얼리어답터라구요? 아니에요. 어쩌다가 많은 기기들이 주위에 모이게 된 것 뿐이죠. 하지만 얼리어답터이고 싶어요. 얼리어답터라고 하면 뭔가 트랜드를 앞서간다는 느낌이랄까요? 그러면서도 그것이 정말 트랜드가 될 수 있을까를 미리 점쳐 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인 것 같아요. 제게 얼리어답터라는 말은 미리 준비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랑 비슷하게 들리네요. 단지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변화를 만들어 간다고 하는 것이 더 저만의 의미에 가까울 듯 해요.

 

트랜드를 포착하는 방법이랄 것까지는 없겠지만 그저 ‘관심’이 필요한 것인 것 같아요.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잖아요. 여러 곳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다 보면 어느 샌가 얼리어답터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자신의 삶에 영향을 끼친 멘토나 책이 있으면 말해주세요

 

제 삶에 영향을 주는 것들은 굉장한 것들은 아닌 소소한 것들이라고 생각해요. 책에 있어서는 ‘어린왕자’가 제가 많은 영향을 주었구요, 영화에 있어서는 ‘before sunset’, ‘before sunrise’ 라는 영화가 그렇네요. 아마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핵심이라면 ‘소소한 것의 아름다움’이랄까요?

 

삶이라는게 참으로 거대하고 다이나믹 하지만 그 안에 소소한 행복들이 참으로 많잖아요. 그런 것들의 소중함을 깨달으면서 살아가는 것이 제 삶의 방식인 것 같아요. 소소한 것들은 지금의 아둥바둥 거리는 내 모습이 어떻게 보면 참으로 한심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줘요. 무엇인가 진실과 진심을 내가 보는 곳과는 다른, 이미 내 안에 있을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몰두했던 것은 무엇이며, 그 과정을 통해 본인이 얻는 것은 무엇인가요?

 

연애라고 하면 이상할까요? 지금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와의 관계에 가장 몰두 했던 것 같아요. (여자친구는 아니라고 느낄 수도 있겠죠?) 연애라는 것이 결코 쉬운 것만도 아니고 항상 좋은 것만도 아니잖아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어려움들을 겪고 그걸 해결해 나가면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그렇고요. 연애를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어요. 사람 사이의 관계는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그리고 단순히 하나를 주면 하나를 받아야 하는 그런 산술적인 관계로 결정 지울 수 없다는 것도 절실히 깨닫게 되었어요. 당연한 것이지만 어려운 방법을 통해서 깨달은 만큼 앞으로의 시간에 큰 도움이 될 거라 믿어요.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이세요.

 

저는 모든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어떤 것보다도 사람이 항상 우선되어야 해요. 사람이 있고 나서야 어떤 것이 있는 것이지 그것이 있고 나서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사람에 대한 가치는 무엇보다 절대적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에요.

 

!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는데 살짝 알려 드릴께요. ‘진심은 통하고, 진실은 승리한다.’ 라는 말이에요. 정말 가슴에 딱 와 닿지 않으세요? 진심을 담아서 무엇인가를 하게 되며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그것은 전달되게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사람들 대할 때 진심으로 대하려고 노력해요. 나의 다음이 언젠가는 그 사람의 깊은 곳에 닿기를 바라면서요. 그리고 진실은 언젠가는 꼭 알려질 거라 믿어요.

 

나와 얽혀 있는 상황이 어떠하다고 하더라고 진실과는 타협할 수가 없을 거에요. 진실은 언제나 빛을 밝힐 수 있게 그 안에 빛을 감추고 있으니까요. 이런 것들이 제 삶을 지탱해주는 것들이랍니다.



본인의 꿈과 비전을 말씀해 주세요.

 

1000개의 눈을 가진 사람이 되는 거랍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은 서로에게 새로운 눈을 주고 받는 일이래요. 사실 저는 ‘조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에게 세상을 볼 수 있는 새로운 눈을 갖게 해 주고 싶어요.

 

그러면서 저도 그들로부터 새로운 눈을 뜰 수 있게 어떤 자극을 받겠죠? 세상은 하나의 눈으로만 보기에는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여러분도 1000개의 눈을 가지실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지금으로써는 인사컨설팅을 하고 싶어요. 저의 삶을 아우르고 있는 그 무엇이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일을 택하게 되었어요. 다른 일도 좋기는 하겠지만 저는 사람을 제대로 평가하고 필요한 곳에서 가게 되기를 바래요. 서열을 매기고 그걸 토대도 어떤 일을 맡기는 건 사실 매우 불합리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려서 들었던 말 중에서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특별한 재능 하나씩을 주셨다.’라는 말들 기억하세요? 저는 이 말을 듣고 과연 나에게는 어떤 재능을 주셨을까? 라는 생각을 오랜 시간 한 경험이 있어요. 지금까지도 저는 이 말을 굳게 믿고 있고요. 정말 그 사람에게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해 줄 때 일을 하는 사람도 즐겁고 그렇기 때문에 일의 결과도 더 좋아질 수 있겠죠.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인지, 바른 길을 안내해 줄 수 있는 멘토(mentor)의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얼마 남지 않는 올해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올해는 사회인으로써 제대로 적응하고 싶어요. 고여있던 물이 흐르려고 하니까 조금 힘드네요. 세상은 정말 빨리 변화하는 것 같아요.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보이지는 않지만 많은 것들이 변해 있더군요. 지금은 하나하나 적응하고 있고요.

 

잡념이 머리 속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바쁘게 생활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걸 유지할 수 있을지 사실 조금 걱정이랍니다.. 하지만 분명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저는 이제 나아지는 일 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언제나.

 

간단 프로필

이름 : 유정환
소속 :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연락처 : 010-5093-2663
블로그 : http://aboutyou.tistory.com
좌우명 : "진심은 통하고, 진실은 승리한다"

푸른 열정을 간직한 기업 유니멘토 인터뷰팀 2008. 11. 3 일자